그냥잡담

[독후감] Save the Cat!! 나의 첫 소설 쓰기

빌리빌리빌리 2023. 8. 16. 08:14

어느 가을날, 유유자적 산책을 하던 도중 나도 모르게 이끌리듯 도서관에 들어갔다.

코로나 터진 이후 도서관은 가보지 않아서일까, 오랜만에 들어가보는 도서관은 많이 낯설었다. 사실 코로나 이후 책과는 거의 담을 쌓으면서 지낸 것 같다.
오늘날 우리 주변엔 유투브, 웹툰, 넷플릭스 등등 책을 대신할 것들이 많고 많다. 출퇴근길 사람들의 책읽는 모습은 어느덧 사라지고, 그 위치에 핸드폰이 대신하고 있다.
도서관 열람실에 들어갔을 때, 모처럼 만나는 적당히 친한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책을 소홀히 한 내 자신을 반성하며 그동안 어떤 책이 나왔을까 열람실을 구경했다.
그때 내 눈길을 끄는 책이 한권 있었다.
"Save the Cat!! 나의 첫 소설 쓰기"

제시카 브로디라는 분이 지은 책으로 인기있는 여러가지 소설을 분석하여 재미있게 소설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옛날 생각이 났다.

첫 사회생활에 시달리며 직장인 3년차 증후군이 올 무렵 구직사이트를 뒤지며, 기존에 쓴 자소서가 눈에 들어왔었다.
자소서에선 내가 주인공이다. 실화를 기반으로 각색한 영화라 해도 좋을만큼 여러차례 뜯어고치고 살도 붙여 말 그대로 자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자소설을 보고나니 왠지 소설에도 자신이 생겼다. 글쓰기라면 자소설로 충분히 연습했기에 소설도 왠지 어렵지않아 보였다.
그리고 때마침 보이던 소설 공모전에 응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자소설과 그냥 내 머리 속 세계관을 글로 표현하는 소설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었다.
내가 체험해보고 쉽게 써내려가는 것과 그냥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써내려가는 것의 차이는 컸다. 소설 한줄한줄 쓸때마다 깊은 고민에 빠졌다.
결국 "홍길동전", "전우치전"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영웅소설이 될 것이라 자부했던 "힘을내요! 미스타전"은 졸작과 망작으로 소설공모전 마감에 쫒기듯 제출되어 광탈을 하고 말았다.

진작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나마 조금은 나은 습작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다.
책을 읽으며 내가 쓴 소설 많은 부분 아니 대부분을 고쳐야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첫째, 주인공은 무언가 결함이 있고, 이것을 극복해나가는게 먹힌다.
이 세상에 먼치킨은 없기에 대부분의 소설 주인공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결함은 있고, 이것을 극복하기위해 노력을 해야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이야기 속에 교훈을 넣어야한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이것이었던 것 같다. 마감에 쫒기듯 그때그때 생각나는대로 쓴 것이기에 교훈이건 뭣이건 없었던 것이다. 나중에 내가 다시 읽어봤을때도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글을 썼는지 이해가 안가니, 가장 부족한 부분이었던 것 같다. 재미있게 쓰려고 했지만 초반부를 제외하곤 재미도 감동도 없어서 제대로 읽히지도 않았다.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다. 그중 하나가 소설가이다. 나만의 공간을 차려놓고, 그 안에서 내 세계를 글로 옮기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이다. 꿈을 실행하기 위해선 돈을 벌어야하고 시간도 투자해야한다.

일단은 기존에 썼던 습작인 "힘을 내요! 미스타전"을 다시 써봐야겠다. 무엇인가를 이루려면 꾸준히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몸짱이 되려면 운동을, 영어를 잘하려면 영어공부를 하듯, 소설을 잘 쓰려면 지금부터라도 글쓰기 연습을 꾸준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