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기] 카드/명함지갑 만들기 1
[만들기] 카드지갑/명함지갑 만들기 1
"삑, 환승입니다."
(토막상식: 9호선이랑 김포라인 빼고 지하철은 "환승입니다."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어느날 문득 내 출퇴근을 책임져주는 교통카드를 보았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함께 다니는 내 단짝.
그리고 천리길도 편하게 갈수있게 해주는 그 아이를 싸고 있는 자그마한 지갑.
낡았다.
무척 오래된 낡은 카드지갑이다.
언젠가 가죽공예를 할 때, 자투리 가죽으로 만든 그 케이스를 보며 세월의 흔적을 느꼈다.
3번의 이직과 2년의 해외주재원을 경험하며 지나간 세월만큼 흐른 그 흔적을.
그 동안 잠들어있던 교통카드를 다시금 찾았을 때,
책상 서랍 한 구석에서 잠자코 나를 기다려준 그이에게 새로운 안식처를 마련해주고 싶었다.
비록 내 명의로 된 집은 없지만 너는 그곳에서 오랫동안 나와 함께하기를 기원하며,
이렇게 준비해본다.
그래서
만들었어요.

카드/명함 지갑이에요.
재료는 레더노리라는 가죽공예 전문용품들을 파는 곳에서 샀어요.
https://m.leathernori.com
원래는 가방을 만들려고 했는데 시간이 오래걸리는 관계로,
레더노리에서 일정금액 이상 사면 주는 카드/명함 케이스를 만들어보아요.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아요.
1. 가죽을 준비해요.

2. 대충 크기를 가늠해보고 잘라요.





가죽은 비싸니까 아껴서 써야해요.
3. 도안을 대고 잘라요.



잘 잘라요.
다 잘랐으면 구멍뚫을 곳을 표시해요.
4. 측면 자른 부분에 사포질 후 후노리를 바르고 기리메를 발라서 마감을 해요.



사포질하는 사진은 깜빡하고 안 찍었어요.
이쑤시개를 이용해서 옆면에 발라 마감을 해요.
5. 뒷면에도 후노리를 발라 마감을 하고 잘 말려요.


대충 하루정도 말렸어요.
하기 전에 영문 각인도 했어요.
6. 펀치로 구멍을 뚫어요.


동그라미 친 부분을 크기에 맞게 뚫어줘요.
그리고 커버가 될 부분은 솔트레지로 잠글 수 있도록 일자타공펀치로 뚫어줘요.
7. 구멍 뚫은 곳에 솔트레지를 달아줘요.



본드로 떨어지지 않게 붙여줘야하는데 귀찮아서 패스했어요.
8. 완성



완성이에요.
교통카드에게 새로운 옷을 선물해줬어요.
사실 가방 만들기 전에 연습용 목업으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잘 들고다녀요.
다음에 새로운 가죽을 사면 다시 도전해봐야겠어요.
근데 생각보다 시간도 오래걸리고, 손도 많이 가고, 재료도 비싸요.
그냥 완성품을 사는게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더 좋은 것 같아요.
아무튼 돈이 최고에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